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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뜨리는 건, 편안함
유초등부에서 중고등부로 올라오며 설렜던, 걱정됐던 일들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고삼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가장 공부를 하지 않게 되는 시기는 오히려 고삼이라는 것을요...ㅎㅎ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저는 그런 것 같습니다. 괜히 마음도 더 해이해지고, 고2 때보다 할 일도 더 없는 것 같아요. 머리는 복잡한데 몸은 여유로우니까 괜스레 휴대폰만 더 만지작거리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시간이 남으면 악기를 연주하거나 책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영화관 가서 영화 보기도 노력 중입니다. OTT가 잘 되어 있지만 편하게 관람하다 보니 자꾸 딴짓하게 되더라고요ㅜㅜ 최근 가장 재미있게 관람한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입니다. 영화에 그런 대사가 나와요. '오디세우스를 가둘 수 있는 감옥은 없다' 그런 오디세우스를 가둔 건 다름 아닌 편안함이었는데요, 저는 이 장면을 보며 해와 바람이라는 이솝우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해와 바람에서도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차가운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었거든요.
두 이야기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나의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을 무너뜨리는 건 눈에 보이는 고통이 아니라 현재의 편안함과 만족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이라는 걸요. 그러면서 고삼이면서 마음을 놓고 재미있게만 살던, 해이하게 지내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핫 !
2026년이 반도 훌쩍 넘게 지났음에도 고삼이 되었다는 게 잘 실감나지 않았는데요, 며칠 전 대학교 온라인 원서 접수를 하고, 결제하고, 경쟁률을 보며 제가 고삼이라는 게 갑자기 훅 다가왔습니다. 기분이 참 묘했어요. 중고등부 후배들도 언젠가 이런 기분을 느끼겠지요?
여러분, 지금은 귀찮게 느껴지는 활동도 많이 참여해 두면 좋게든, 나쁘게든 나중에 다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함께함이 기쁨인 중고등부가 이어져 나가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연말까지 화이팅!
영원히 고삼이 안 될 줄 알았던 민희 드림
20260913 민희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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