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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자리에서도 여전히 성실하신 하나님
“재란아. 놀라지 말고… 엄마가 쓰러지셔서 지금 병원이래. 나도 가는 중이야.” 전화를 끊고 멍해진 얼굴에 굴곡을 따라 흐르는... 감정이 채 따라오기도 전에, 이미 줄기차게 흐르는 눈물. '이렇게까지 눈물이 나온다고? 그저 쓰러진 엄마를 만나러 가는 건데…?’
평안한 엄마의 얼굴.. 오빠의 전화를 받기 전, 이미 생을 마감한 엄마.. 차마 돌아가셨다는 말을 하지 못한 오빠.. 돌아가셨냐고 묻지 못한 나.. 생기가 빠져나간 육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어 엄마. 엄마 계속 부르던 나..
식사도 잊은 채, 후회와 그리움만 붙잡고 눈물로 지새우던 서너 개월.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급히 병원에 갔고 조산 증상으로 입원하게 되었어요. 엄마와의 이별 전부터 이미 임신 중이었고 생명이 자라고 있음을 알면서도 별 수 없이 슬픔에 잠겨 있던 저는 그제야 덜컥 겁이 났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아가. 미안해. 지금 나오면 안 돼.’ 꼼짝없이 누워 그저 주님. 내 주님만 의지하던 시간들..
어느덧 예정 날짜, 순조롭게 출산하여 건강한 막내를 품에 안는 순간, 그 숨결과 냄새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고 삼 형제와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이별의 깊은 슬픔은 조금씩 기쁨과 감사로 채워지기 시작했어요. 생과 사를 지근 거리에서 마주하니, 나를 존재케 하신 분의 계획과 섭리를 깨달으며 상실의 자리에서도 여전히 성실하게 나를 붙드시고 위로하시어 회복케 하시는 하나님을 느꼈답니다
누구든. 언제든 겪게 될 예정된 이별을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그 준비는 특별한 날에 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이들과의 오늘, 받고 있는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미루지 않고 마음을 전하고, 어느 흐린 날엔 서로 상처를 주었대도 여전히 사랑함을 표현하는 용기를 갖으면 좋겠어요. 결코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삶과 죽음 모두를 품고 계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우리 모두 갖게 되길 바라요~
20260503 재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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